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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의술주정(MBC Radio 00. 06. 15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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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 0건 조회 3,497회 작성일 2007-09-15 13:3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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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의 술주정

MBC Radio 지금은라디오시대(2000. 06. 15)

안녕하세요 두분. 
무슨인연인지 남편과 저는 같은대학 같은 과 동기로 입학식날 눈이 맞아서 
졸업후 과 동기들의 지독한 놀림을 받으면서 8년전 결혼을 했습니다. 
제 남편은요. 능력있고 매너좋고 거기다가 핸섬하기까지해서 옆집 철이엄마, 아래집 미야엄마가 입버릇처럼 준이엄마는 “뭐가 걱정이야, 저 여편네 복도많아, 부럽다 부러워 팔자가 늘어졌어~ ” 하면서 남의속도 모르고 팔자타령을 할 때면 말해봤자 누워서 침 뱉기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끓인 답니다. 
그래서 오늘은 맘놓고 그 인간 흉좀 보려고 펜을 들었습니다. 
병원에 근무하는 남편은 경력 10년의 베테랑 물리치료사로 추나요법(뼈를 꺾고 맞추는 의료행위)까지 하면서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환자도 보고 아이들한테는 훌륭한 아빠요, 늘 하나밖에 없는 마누라를 외쳐대면서 저한테는 더없이 자상한 남편이랍니다. 
그런데 술만 입에댓다하면 꼭지가 돌아야 술잔을 놓는답니다. 
그 사람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차고 쓴술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때의 그 싸~한 느낌이 좋다가 좀 더 마시면 술이달아서 술잔이 입술에 짝짝붙는게 도저히 제 정신으로는 술잔을 내려놓을수가 없답니다. 그러니 술잔을 놓고나면 이미 제 정신이 아니고,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짓이야 뻔한거 아니겠습니까? 
며칠전에는 “나 오늘 쫀쫀한 원장 때문에 열받았어, 한잔하고갈께” 그러더니 12시가 넘어도 들어오질 않는겁니다. 
이 인간이 또 어디가서 전봇대 끓어않고 씨름하고 있나 싶은게 걱정이 되어서 TV도 끄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양말까지 신고 앉아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요란뻑적지근하게 나길래 혹시나 싶어서 나가봤더니, 역시나 그 사람이 아파트앞에 주차해놓은 자가용을 들여다보고 “따블! 따블! 성남따블!”하면서 손가락을 V자로 해가지고 비틀비틀하면서 왔다갔다하더니 급기야는 “이 짜식들이 배가불렀군 따블 준대도 안가~ 니들 내가 누군지 알아, 내가 입만 쩍하고 떼면 니들은 다 모가지야, 어라- 승차거부했어 니들, 남바적어 납바” 하면서 주머니를 뒤지더니 지갑을 꺼내들고 “임마~ 니들 이제 다 죽었다, 내가 여기다가 남바 다 적었다 이거야, 치사한 놈들 나 돈 많아 임마” 하더니 옆에있는 그랜져 범퍼를 손바닥으로 탁탁 치면서 “어이 기사양반 갑시다 기분이다 오늘은 모범택시 타고 폼나게 가는거야, 당신은 따따블이야 따따블 끅~~~” 
“아이구 폼도나것다 그랜져에 흠집내고 전세금 날릴일 있냐, 동네 챙피해서 내가 아주 살수가 없어요 빨리들어가!” 덩치나 좀 크나, 그 큰사람을 질질 끌다시피 해서 방에다 눕혀놨더니 비실비실 또 일어나 앉데요. 
남들은 술만취하면 군소리없이 잘도 잔다는데 저 인간은 어떻게 된게 잠도 없어요. 그러니 어째요 왠수같은 술을 빨리 깨우는 수 밖에요. 
꿀물을 타가지고 들어가니까 화장대 의자를 끌어안고 징징울면서 “준이야 미안하다 준아 못난아빠 만나서 고생이 많다, 남들은 조기 유학이니 어학연수니 난리들인데 우리 준이는 비행기한번 못타봤으니 다 아빠탓이다, 이 못난 애비를 용서해라 흑~흑~” 
“아주 영화를 찍는군, 5살짜리가 무슨 어학연수야 주책좀 그만떨고 꿀물이나 마시고 잠이나 자, 웬수가 따로없어 동기생 30명중에 왜 하필이면 저 인간을 찍었을까 눈에 뭐가 씌워도 단단히 씌웠지” 화를 내다가 웃다가 약이올라서 울다가 그렇게 씨름을 하다보니 새벽녘에야 겨우 잠깐 잠이들었는데 이 인간이 글세 이번에는 내 팔을 잡아 비트는 겁니다. 
“아~ 아야 왜 이래, 미쳤어? 왜 자다가 말고 남의 팔은 잡아비틀구 그래” 
“조금만 참으십시오, 잠깐이면 됩니다. 뼈에서 딱 소리가 나야 되는 겁니다. 뼈라는건 살하고 달라서 딱 소리가 나도록 제대로 맞춰야 뒤탈이 없습니다.” 
팔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더 세게 잡아 비틀면서 “이제 다 돼갑니다 잘 참으시네요, 예~예~ 잘하고 계십니다. 조금만 더 참으십시요”  
“참긴 뭘 참아!” 더 참다가는 팔 부러뜨리겠다 싶어서 그 사람 팔을 꽉 물었더니 “아~아야”하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정신없이 자는겁니다. 
왜 자다가 봉창두드린다는 말 있죠, 몸소 실천하면서 살아요. 
저, 자다가 손목꺽인적 한두번이 아닙니다. 술김에 잠꼬대 하면서 꺽어놓고 술 깨고나면 지극정성으로 물리치료하면서 “내가 미친놈이다 미친놈이야, 다음에 또 그러면 내가 당신 아들이다 아들이야. 내 다신 안 그럴게” 
그럴때보면 간신나라에 충신이 따로 없다니까요. 
그 사람 제 아들 열번도 더 됐어요. 
웬수가만나 부부가 된다더니 그말 맞는가 봐요. 
제 남편이요 나이 마흔도 안됐는데 벌써 코가 빨개요. 
어쩌면 좋아요? 
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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